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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2020년 추석 연휴, 추석 유례와 의미

추석

9월 30일 수요일부터 목, 금, 토, 일 추석 황금연휴가 시작됩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여름휴가를 즐기면 추석 연휴를 어떻게 보낼지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아니면 이미 연초에 계획을 다 세워놓은 분들도 있겠죠. 토요일 개천절이 끼어 무려 5일의 연휴에 월차, 연차를 쓸 수 있는 직장인은 최대 열흘까지도 휴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다만 그 휴가를 해외여행으로 보낼 수 없는 코로나 시국이 애석할 따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추석을 설날과 함께 가장 큰 명절로 꼽습니다. 그만큼 의의와 의미가 크고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추석()을 그대로 풀이하면 가을 저녁입니다. 이를 만월에 연관하여 확장하면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 됩니다. 추석의 '추'와 '석'은 요즘 유행하는 각종 줄임말처럼, 중국 사람들이 이 무렵을 중추()와 월석()이라 불렀던 이름의 줄임말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이 설대로라면 추석 풍습은 신라 이전으로 올라간다는 의미가 됩니다. 하지만 추석의 기원에 대한 정확한 문헌 자료는 없습니다. 하지만 추석을 연상하게 하는 기록들은 여러 사료에 남아 있습니다. 이를 통해 추석이 신라 때 이미 완전히 자리를 잡았으며, 더욱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한민족의 풍습임을 추론할 수 있죠.

 

추석은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앞으로 다가올 겨울 준비에 들어가는 시기에 행해지는 가을 명절입니다. 보릿고개를 넘어, 힘들게 농사를 지어 결실을 보는 시기이자, 겨울 옷을 장만해야 하는 때입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마을마다 한 데 모여 여러 놀이를 하며 풍년을 기원하고 여인들은 길쌈 배틀을 하기도 했습니다. 농경문화가 많이 약해진 현대 사회에서는 서로 떨어져 지내던 가족 친지들이 설 이후 거의 반년 만에 한 데 모여 그동안의 회포를 풀고, 조상께 차례를 올리고 성묘도 하는 형식적인 휴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지방에서는 마을 행사가 열려 강강술래나 씨름, 그리고 소싸움처럼 추석의 대표적인 놀이들을 즐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이마저도 어려워 보입니다.

 

추석의 상징은 뭐니 뭐니 해도 달입니다. 달은 기울고, 다 기울면 차오르고, 차오르면 또 기웁니다.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우주, 그리고 모든 존재의 은유입니다. 봄에 씨를 뿌리고 가을에 거두고, 이듬에 또 씨를 뿌리는 농경 사회와 자연의 순환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만월은 농사로 치면 수확 직전의 알이 꽉 씨알이 꽉 찬 풍경입니다. 풍요를 상징하죠. 전통적인 농경사회에서 이 무렵을 자축하고 감사를 올리는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집니다.

 

농사와 무관한 도시 사람들이 추석을 대하는 마음의 결은 조금 다를 겁니다. 하지만 가을 색과 향이 짙어지는 무렵, 멀리 있는 가족과 고향을 그리워하고, 가장 밝고 아름다운 달을 보고자 하는 마음만은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코로나와 폭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데, 이 또한 무사히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정부 차원에서 이재민을 위한 신속하고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져 모두에게 즐겁고 풍성한 추석, 황금연휴가 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