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사랑을 원합니다. 사랑하고 사랑받길 바랍니다. 사랑을 바라는 마음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본능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고받는 사랑의 균형이 무너질 때, 문제가 생깁니다. 그리고 세상엔 불균형한 사랑을 하느라 절뚝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어떤 이는 주기만 하고, 어떤 이는 받기만 합니다. 이는 모두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의존하려는 마음 탓입니다.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못하는 한 타인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없습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은 나르키소스처럼 타인을 거울로 삼아 끊임없이 자신만을 들여다봅니다. 자기 확신을 위해 타인에 의존하는 삶은 나르키소스의 결말처럼 행복할 수 없습니다. 신화에는 나르키소스가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다지만, 그건 사랑보다는 집착과 광기에 가까운 감정입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해서, 자신을 되비추는 거울에만 사로잡힌 채 나르키소스는 혼자서 쓸쓸하게 죽어간 것입니다.
자기애는 자신과 타인 둘 다를 사랑하는 데 꼭 필요한 감정입니다. 그런데 자기애와 이기심은 자주 혼동되곤 합니다. 자기애를 숨기거나 꺼려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자기애는 이기심과 다릅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과 자신만을 위하는 마음이 같을 순 없습니다. 자기애가 부족한 사람은 부족한 사랑을 타인에게서 취하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타인에 상처입거나 손해를 보아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이기심입니다. 이처럼 자기애와 이기심은 반대 관계가 아니라 상관관계에 있습니다. 사랑은 결핍이 아니라 잉여입니다. 자신을 채우고 남은 사랑만을 우리는 타인에게 줄 수 있습니다. 결핍된 애정은 결핍만을 낳습니다. 반면 넘치는 자기애는 삶을 더욱 충만하고 행복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모든 존재는 행복할 자격이 있습니다. 행복에는 어떤 자격도 없기 때문입니다. 행복에 전제조건이 하나 있다면 그건 자기애뿐입니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존재입니다. 우리는 매 순간 서로에게 직·간접적인 영향과 도움을 주고받습니다. 알게 모르게 서로 의지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의지와 의존은 다릅니다. 의지는 물리적·정서적 생존을 위한 적극적 태도입니다. 반면 의존은 기계적 생존만을 위한 수동적 자세입니다. 의지가 재활이라면, 의존은 생명유지장치인 셈입니다. 오랫동안 생명유지장치를 달고 침대에 누워 있으면 운동신경과 지적 능력 모두를 잃게 됩니다. 의존도 마찬가지입니다. 타인에게 의존하면 자신의 능력과 잠재력을 잊게 됩니다. 그럴수록 타인의 생각과 감정에 휘둘리게 됩니다. 결국 타인에게 더욱 의존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온 신경이 타인에게만 쏠려 있다면 자신을 바라볼 수 없습니다. 관계에서 자신이 지워지는 겁니다. 지워진 자리에는 공허, 허무, 무기력 등과 같은 염세적인 감정이 차오릅니다. 이 감정들이 심해지면 때로는 스스로가 실제가 아닌 것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실존을 의심하게 되는 것이죠.
지나친 의존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성장 환경입니다. 어릴 때 부모와 친구로부터 사랑받지 못한 사람일수록 의존 경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의존이 어디에서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끌어안는 것입니다. 내가 누구이건, 과거에 어떻게 살았건, 지금 무엇을 하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할 수 없다면 자기애는 영원히 불가능하고, 우리는 영원히 누군가를 의존해야 하는 불행한 삶을 살게 될 겁니다. 그런데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자신을 사랑할 수 있을까요?
내면을 응시한다
의존성이 강한 사람은 눈에 띄는 언행을 합니다. 그래야 타인이 자신을 알아봐 줄 거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는 모두 자기애와 자존감이 결핍된 내면에서 비롯합니다. 긍정적인 소식은 누구나 주의를 기울인다면 내면의 결핍을 깨닫고 바꿀 수 있다는 겁니다. 변화는 내면의 응시로부터 시작됩니다. 자신에게 의존성이 있는지, 있다면 어느 정도인지, 하루에 몇 번이나 의존성이 발현되는지 관찰하고 기록합니다. 그렇게 의존성에 대한 정보를 모읍니다. 이는 적을 알기 위한 과정입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니까요.
매일 자기 확언을 쓰고 읽는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더 큰 능력과 동기부여, 그리고 에너지를 이끌어내는 칭찬의 힘은 고래를 들어 올릴 만큼 강력합니다. 하지만 타인의 칭찬에만 기대는 것도 일종의 의존입니다. 자기애와 자존감을 높이려면 스스로를 칭찬하는 자기 확언이 필요합니다. 어떤 말도 괜찮습니다. 가령, 나는 아주 괜찮은 사람이다!처럼 진부하고 심플해도 좋습니다. 타인에게 검열받고 평가받을 필요도 없습니다. 어떤 문장이든 매일 쓰고 읽는다면 자기 확언은 자기 충족적 예언이 될 겁니다. 자기 확언을 어떻게 활용하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매일 반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부정을 통제한다
타인을 의존하는 사람이 느끼는 주된 감정은 불안과 두려움입니다. 끊임없이 타인의 표정과 언행을 살피며 '내가 뭘 잘 못했나?', '나에게 실망하면 어쩌지?', '내가 싫어졌나' 등의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이 계속해서 소용돌이칩니다. 마음을 무너뜨리고 심지어는 몸까지 마비시킵니다. 하지만 이는 혼자만의 착각일 수 있습니다. 착각을 깨뜨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방에게 질문하는 것입니다. 내가 잘못하거나 실수한 부분이 있는지, 미흡만 지점이 있는지 묻는다면 우리는 두 가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당신의 짐작이 단지 착각이었거나, 부족한 점을 깨닫고 개선하거나. 두 답안 모두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집니다. 지가 부정을 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질문입니다. 인간은 질문하고 답을 찾으며 성장하는 존재입니다.
자기 기대에 부응한다
인터넷이 생긴 이후 관계의 폭은 비약적으로 넓어졌습니다. 지구 반대편에 있어도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으며 서로의 근황을 챙길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잘 모르는 사람과도 소통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소셜 미디어는 일상과 삶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습니다. 소셜 미디어는 하나의 거대한 흐름입니다. 그 흐름 안에는 다양한 문화가 있고 이야기가 있으며 유행이 있습니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연대하고 소통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흐름에 편승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편승 욕구는 의존성의 연장입니다. 온라인에서 의존 욕구는 쉽고 빠르게 유통되고 소비됩니다. 하지만 그만큼 보상도 가볍고 빠르게 사라집니다. 그러면 새로운 보상을 위해 소셜 미디어에 무언가를 올립니다. 그렇게 SNS에 중독되고 타인에 대한 의존성도 강해집니다. 이 패턴에서 벗어나는 법은 타인의 반응이 아니라 자기 가치와 욕망에 집중하는 겁니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지에 집중한다면,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자신을 더 잘 알게 될 것입니다.
감사한다
감사하는 마음은 공기청정기와 같은 기능을 합니다. 내면의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정화해주는 것입니다. 감사할수록 내면은 더 맑아지고 좋은 생각과 감정이 자리합니다. 그만큼 자신을 사랑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감사에 익숙하지 않다면 처음엔 어색할 겁니다. 하지만 하루 이틀만 해보면 금방 친숙해질 겁니다. 먼저 감사한 일 세 가지를 적어보세요. 가령, 건강해서 감사하다, 백수가 아니어서 감사하다, 혹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서 감사하다 등등. 적다 보면 생각보다 감사할 일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를 매일 반복하면 감사하는 마음이 더 커지고 그만큼 행복감도 커질 겁니다.
나의 강점을 인식한다
자신의 강점에 집중하는 건 자기애를 높이고 타인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강력한 방법입니다. 타인에게 쉽게 영향을 받는 사람은 스스로 원하지 않는 공부를 하거나 기술을 배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원하지 않는 영역에서 일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직업을 추천한 사람은 호의로 그랬을 겁니다. 전망이 좋아서, 혹은 자기가 해보니까 할 만하고 돈이 돼서. 하지만 타인에게 맞는다고 해서 자신에게 맞으란 법은 없습니다. 사람은 저마다의 가치관과 성향, 그리고 취향이 있는 까닭입니다. 그러므로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고, 어떤 것을 잘하고 싶은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약점만 있는 인간은 없습니다. 약점 자체도 강점이 되기도 합니다. 약한 사람은 약자의 처지와 고민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에게 어떤 강점이 있는지, 무엇을 잘하고 싶은지 적어보세요. 자기소개서를 쓸 때처럼 형식적으로 말고, 진지하고 자세하게. 종이 적힌 내용이 바로 당신의 지도입니다. 그 지도를 보면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지도 보일 겁니다.
웃는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웃음은 자기애를 높이는 강력한 장치입니다. 웃음은 고통의 공포를 없애주고, 혈압을 안정시키며, 스트레스 수치를 조절하여 몸과 마음의 상태를 즉각적으로 변화시킵니다. 또한 근육의 유연성을 높이고, 항체 능력을 키워주는 T세포 수준을 높여 면역기능을 강화합니다. 그리고 과거에 있었던 상처나 아픔을 해소시켜 안정감을 찾게 합니다. 이는 자연적인 웃음뿐만 아니라 의식적으로 웃었을 때도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무엇보다 웃음은 공짜입니다. 공짜인데 이렇게나 효과가 많습니다. 물론 웃음이 모든 현실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모든 문제를 해결할 최소한의 힘이 되어줄 겁니다.
분명한 경계를 세운다
집에 울타리가 없다면 아무나 드나들어 집은 엉망이 될 것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경계가 없다면 타인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당신을 대할 겁니다. 그래서 경계가 필요합니다. 경계는 당신이 정서적, 물리적으로 무엇을 허용하고 무엇을 금지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선언입니다. 이는 자신을 존중하고, 타인과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서로가 서로의 경계를 존중한다면 세상의 크고 작은 갈등과 다툼은 꽤 줄어들 겁니다. 경계를 세웠다면 스스로도 그것을 꼭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지키지 않으면 경계는 흐릿해집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경계를 인지하지 못하고 넘어올 겁니다. 원칙을 분명히 하고 스스로 그 원칙을 지킬 때 경계는 선명해지고 튼튼해질 겁니다. 건강한 경계선을 만들고 스스로 그것을 지킨다면 자기애와 자존감은 자연스럽게 상승할 겁니다. 덤으로 관계도 건강해질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당신의 경계를 넘어온다면, 필요 이상으로 화를 낼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알려주기만 하면 됩니다. "당신은 지금 선을 넘었어." 그렇게 일러주었는데, 자꾸 선을 넘는다면 손절이 답입니다. 싫어도 매일 봐야 하는 사람이라면 형식적인 예의만 차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나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에게 소중한 시간과 감정을 낭비하기엔 세상에 좋은 사람은 많고 인생은 너무나 짧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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